근해 연승어업의 지속 가능성 – 전통 어획 방식의 재조명

근해 연승어업의 개념과 어획 방식 – 전통과 지속가능성의 교차점

(키워드: 근해연승어업, 전통어업, 지속가능한어획)

근해 연승어업은 일정한 간격으로 갈고리가 부착된 줄(연승)을 바다에 펼쳐 다수의 어류를 동시에 잡는 전통적인 어획 방식이다. 이는 산업화 이전부터 동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해양 국가에서 널리 사용되어온 어업 형태로, 특히 한국과 일본, 동남아 연안 지역에서는 여전히 근해 어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방식은 작살이나 투망과 달리 해양 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지 않으며, 대규모 트롤 방식에 비해 비선택적 어획률이 낮다. 이러한 특성은 오늘날 지속가능한 어업 모델로 다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근해 연승어업은 어획 과정에서 생물 다양성을 존중하고, 잡히지 말아야 할 미성숙 개체나 비표적 어종에 대한 피해가 적어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분류된다.

또한 연승어업은 계절, 조류, 수온 등 자연 조건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하며, 경험과 전통적 지식이 결합된 ‘지속 가능한 지식 기반 어업’으로 간주된다. 이는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어업이나 대규모 선단이 아닌, 사람 중심의 소규모 어획 방식이 다시 각광받고 있는 시대적 흐름과도 일치한다. 자원 고갈과 생태계 훼손이 우려되는 해양 환경에서, 연승어업의 역할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하나의 생태적 어업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형 상업 어업과의 비교 – 환경 영향과 경제성 분석

(키워드: 대형어업, 트롤선, 어장파괴)

근해 연승어업과 대형 상업어업, 특히 트롤 방식은 구조적으로 매우 다르다. 트롤 어업은 해저를 긁으며 고기를 포획하는 방식으로, 일시적으로는 생산성이 높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 산호초 파괴, 서식지 훼손, 바닥 생태계 붕괴 등은 트롤 어업이 야기하는 환경적 외부효과로, 과학계와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 규제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연승어업은 바닥과의 접촉이 거의 없고, 표적 어종을 중심으로 한 선택적 어획이 가능하여 부수 어획(bycatch)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특히 멸종 위기 해양 동물이나 미성숙 개체의 보호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예를 들어, 연승 장비의 갈고리는 크기를 조절함으로써 작은 개체는 놓치고 큰 개체만 포획할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 이러한 조절 가능성은 자연 자원 관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연승어업은 대형 어업과 차별화된다. 생산량은 낮을 수 있으나, 어획물의 품질이 높아 시장 가격이 우수한 편이다. 또한 지역 커뮤니티 중심의 분산된 어획 활동은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식량 주권 확보 측면에서도 의의가 크다. 대형 어업이 자본 집중적 구조를 띠는 반면, 연승어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초기 비용과 기술로도 운영이 가능해 소규모 어민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연승어업의 기술 진화 – 현대화와 자동화의 접목

(키워드: 스마트어업, 연승자동화, 지속가능한기술)

과거에는 연승어업이 고된 노동과 시간 투자의 상징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첨단 기술의 도입으로 연승어업의 생산성과 안전성이 개선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전동 릴 장비와 자동 갈고리 설치 시스템, 수중 카메라와 GPS 기반 어장 관리 시스템이 있다. 이러한 기술의 도입은 어민들의 물리적 부담을 줄이고, 어획 효율과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과 노르웨이에서는 이미 자동 연승 배치 장비를 활용한 근해 연승어업이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해당 장비는 연승을 일정한 간격과 깊이로 정확히 펼쳐주며, 어획 후에는 자동 릴 시스템을 통해 갈고리를 회수해 재사용 가능하게 만든다. 이는 노동력을 줄이는 동시에 바다 생태계 교란을 최소화하며, 생산성을 기존 대비 2~3배 높인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또한 ICT 기반의 어장 예측 시스템은 날씨, 수온, 조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여 어장 선택의 정확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연료 낭비를 줄인다. 이와 같은 현대화 흐름은 연승어업의 전통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며, 특히 지속가능한 해양 산업으로의 전환을 원하는 정책 방향과도 일치한다.

 

정책적 지원과 국제적 관점에서의 연승어업 가치

(키워드: 수산정책, 전통어업보호, 유엔지속가능개발목표SDG14)

국제사회는 지속가능한 어업 관행을 장려하는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연승어업은 그 중심에 있는 방식 중 하나로 점차 부각되고 있다. 특히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중 **목표 14번 “해양 생태계 보존과 지속 가능한 이용”**은 해양 자원의 지속 가능한 관리와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이 기준에서 연승어업은 가장 부합하는 전통 어업 형태 중 하나로 간주된다.

한국에서도 해양수산부는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한 법적·재정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수산자원관리법’에 근거하여 친환경 어업장비에 대한 보조금이나 지속가능 인증제도 등을 도입하고 있다. 또한 지역 어촌계와 협업하여 연승어업 종사자에 대한 기술 교육과 경영 컨설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는 연승어업이 단순 생계가 아닌, 지속 가능한 해양 산업의 모델로서 자리잡는 데 있어 중요한 토대가 된다.

나아가, 전통 지식 기반 어업을 보호하기 위한 문화적 차원의 접근도 필요하다. 유네스코는 ‘비물질문화유산’ 보호 차원에서 전통 어업 지식의 전승과 기록화를 장려하고 있으며, 지역 어업공동체의 생존 방식 또한 중요한 인류 문화의 일부로 보존하고 있다. 연승어업은 그 특유의 생태 지식과 인간 중심의 운영방식으로 인해, 단순 산업이 아닌 하나의 문화적 생존 전략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전통적인 근해 연승어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