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다의 미래

불가사리 퇴비화: 해양 폐기물의 농업적 변신과 지속 가능성

by pclife-feel-blog 2025. 4. 14.

바닷가에 쌓여 있는 다수의 불가사리들과, 그 일부를 수거해 퇴비로 처리하는 장면. 한쪽에는 불가사리 기반 퇴비가 뿌려진 농작물 밭이 표현되어 있다.
퇴비로 활용되는 불가사리의 생태 및 농업 적용

불가사리의 생태적 특성과 퇴비화 가능성

불가사리는 전 세계 연안에 널리 분포하는 해양 무척추동물로, 특히 한국 동해안과 남해안에서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문제시되고 있다. 이 생물은 해산물 양식장, 특히 조개류나 전복 등 이매패류를 공격하여 양식업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매년 대량으로 포획되어 폐기되는 불가사리는 환경오염을 유발할 뿐 아니라, 자원 낭비 문제를 일으킨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불가사리를 퇴비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불가사리는 칼슘, 마그네슘, 인 등의 무기질과 단백질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토양 개량제 또는 유기질 비료의 재료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불가사리의 껍질은 다공질 구조를 가지고 있어 수분 보유력과 통기성을 증가시켜 토양의 물리적 성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에 따라 해양 생물의 폐기물을 줄이고, 농업 분야에서 순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일본과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불가사리를 퇴비화하여 농업에 활용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대한 실험과 연구가 진행 중이다. 다만 생체 상태의 불가사리는 분해 과정에서 악취를 동반할 수 있으며, 나트륨 함량이 높은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제어하는 전처리 기술이 함께 필요하다. 이러한 생태적·화학적 특성들을 고려한 적절한 처리 과정을 거친다면 불가사리는 농업 분야에서 지속 가능하고 경제적인 유기질 비료로 활용될 수 있다.

불가사리 퇴비화의 실제 적용 사례와 기술 동향

불가사리를 농업용 퇴비로 활용하는 실험은 국내외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사례 중 하나는 일본 홋카이도의 어촌 마을에서 진행된 실증사업이다. 이 지역에서는 연간 수천 톤의 불가사리가 어업 피해를 일으켜왔으며, 이를 단순 폐기하는 대신, 퇴비화하여 지역 농가에 무상으로 보급하는 프로젝트가 시행되었다. 불가사리는 어분(魚粉)과 혼합하여 발효시키거나, 수세 및 건조 과정을 거쳐 분말 형태로 제조된다. 퇴비화 과정에서의 중요한 기술 요소는 염분 제거와 악취 억제다. 고농도의 염분은 토양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담수 세척과 탈염 공정이 요구되며, 이를 자동화하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는 전라남도, 경상남도 일부 해안 마을을 중심으로 해양 폐기물의 퇴비화 방안이 연구되고 있으며, 국립수산과학원과 농촌진흥청이 공동으로 불가사리 기반 퇴비의 토양 개선 효과 및 작물 성장률 향상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불가사리 유래 퇴비는 토양 산도 조절과 미생물 활동 촉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마늘, 고추, 배추 등의 밭작물에서 수확량 증대를 유도했다. 최근에는 이 퇴비를 상업화하려는 민간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으며,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향후에는 AI 기반 양식 피해 모니터링 시스템과 연계하여 불가사리 발생량을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퇴비 생산량을 조절하는 스마트 농업 기술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불가사리 퇴비화는 기술 진보와 함께 실제 농업 현장에 적용되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불가사리 퇴비의 농업적 효과와 지속 가능성

불가사리 퇴비는 단순한 유기물 공급원 이상의 역할을 한다. 첫째, 불가사리 퇴비는 토양의 산도(pH)를 안정화하는 데 기여하며, 이는 작물의 뿌리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불가사리 껍질에 풍부한 칼슘 성분은 산성화된 토양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하며, 이는 과채류 재배에 특히 효과적이다. 둘째, 퇴비에 포함된 단백질과 지방은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 토양 내 생물 다양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이로 인해 유기물 분해가 촉진되고, 토양 내 유기물 함량이 증가하면서 장기적인 토양 비옥도를 높일 수 있다. 셋째, 불가사리 퇴비는 병해충 억제에도 일부 효과를 보인다. 불가사리 조직 내에는 특정 해양성 항균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토양 병원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넷째, 재활용이 어려운 해양 생물을 유기질 비료로 활용함으로써 해양 생태계 보전과 농업 생태계 건강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섯째, 경제적 관점에서도 불가사리 퇴비는 값비싼 화학비료의 대체재로서 농가의 경영비를 절감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유기농 인증을 받기 위해 화학비료 사용이 제한되는 농가에게는 불가사리 퇴비가 매우 유용한 대안이 된다. 마지막으로, 퇴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예: 건조 시 발생하는 가루나 수분)은 바이오에너지 원료나 퇴비 첨가제로 재활용 가능성이 있어, 궁극적으로는 자원 순환형 농업 체계를 구축하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불가사리 퇴비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정책적 지원과 사회적 인식 개선의 필요성

불가사리 퇴비화의 확대를 위해서는 정책적 기반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수적이다. 현재까지 해양 생물 폐기물에 대한 법적 제도는 미비한 편이며, 대부분 어업 피해 방지 차원에서의 포획 및 폐기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자원으로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수거, 운반, 가공, 유통 등 일련의 과정을 아우르는 법적·제도적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불가사리를 유기질 비료 원료로 인정하는 규정 마련과 관련 퇴비의 품질 기준 설정, 인증 절차의 간소화가 필요하다. 또한, 불가사리 퇴비를 사용하는 농가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시범 농가 운영, 지방자치단체와의 연계 사업 추진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동시에 일반 소비자 및 농업 종사자들에게 불가사리 퇴비의 안전성과 효과를 널리 알리는 홍보 캠페인도 중요하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불가사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 이를 농업 자재로 활용하는 데에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과학적 데이터와 함께 현장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사회적 수용도를 높여야 한다. 또한, 이러한 노력이 지역 어촌 사회의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로도 연결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협력 체계가 요구된다. 정부, 지자체, 연구기관, 민간 기업, 농업인 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여 불가사리 자원의 지속 가능한 순환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이는 단지 하나의 폐기물 처리 방식을 넘어서 농업과 해양 생태계가 상생하는 혁신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