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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미래

남획 문제와 지속 가능한 어업으로의 전환

by pclife-feel-blog 2025. 4. 7.

상업용 어선이 수많은 물고기를 잡아 배에 가득 실은 모습.
조업중인 어선

1. 남획의 실태: 바다를 비워가는 인간의 욕심

키워드: 남획, 어족자원 고갈, 무분별한 어업

남획은 현대 어업이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단기간 수익 창출에 집중한 결과 바다 생태계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어업 규모가 대형화되고, 위성 항법장치(GPS), 어군 탐지기 등으로 어종 탐색과 어획이 정밀해진 탓에 자연 상태에서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포획이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해양 자원의 국제 무역 활성화는 어획 압박을 가중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다. 예를 들어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 등 주요 원양어업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고갈된 어장을 벗어나 더 멀리, 더 깊은 바다로 진출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 차원에서 남획이 일반화되면서, 이미 심해어 자원마저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행위가 단기적으로는 이익처럼 보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어족 고갈로 인한 산업 자체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해양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며, 복원에는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리지만, 그 고갈은 단 몇 해만으로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2. 생태계의 붕괴: 남획이 가져오는 생물 다양성 위기

키워드: 생물 다양성, 생태계 붕괴, 해양 생태 피라미드

해양 생태계는 피라미드처럼 위계 구조를 이루며 상호 의존적으로 유지된다. 남획으로 인해 특정 계층의 종이 급격히 감소하면, 먹이 사슬 전반에 연쇄적 영향을 미치며 생물 다양성이 심각하게 훼손된다. 예를 들어 상위 포식자 감소로 중간 단계 포식자가 급증하면, 하위 단계의 어류나 해조류가 과도하게 소비되어 저층 생태계가 붕괴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한, 번식력이 낮은 어종들이 집중적으로 포획되면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아 장기적으로 멸종 위험에 처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남방참다랑어와 같은 대형 어류는 이미 국제적으로 보호가 요구되는 상태다. 이러한 종들이 사라지면, 특정 지역의 생태계 구조가 변형되고, 이는 곧 수산업 종사자들의 삶과 지역 생계 기반에도 큰 타격을 준다.

게다가 남획은 해양 포유류와 조류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고래, 돌고래, 바다새 등은 먹이 부족과 혼획으로 인해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으며, 이는 바다 생물의 전체 유전자 다양성 저하로 이어진다.
생물 다양성의 상실은 단순한 종의 문제가 아닌, 인류의 생존 기반인 건강한 생태계 기능 자체를 약화시키는 중대한 문제다.

3. 지속 가능한 어업이란 무엇인가: 원칙과 실천 방법

키워드: 지속가능한 어업, MSC 인증, 자원관리

지속 가능한 어업은 어획량 조절만이 아니라, 생물학적, 사회적, 윤리적 측면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관리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단지 어종 보호에 국한되지 않고, 해양 생태계 전체의 회복력을 보장하면서도 인간의 경제활동이 지속 가능하도록 조율하는 것이다.

국제기구인 MSC(Marine Stewardship Council)는 어업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과학 기반의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이 기준은 △어족 자원의 건강성 △해양 환경 영향 최소화 △책임 있는 어업 관리의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국가는 지역 공동체 주도의 어업 정책을 통해 지역 자원의 공동 소유와 책임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현지 생계 보호와 환경 보존을 동시에 가능케 하는 좋은 사례다.

정부 정책과 함께 민간 차원의 변화도 필요하다. 유통업체와 소비자가 친환경 수산물을 선택할 때 시장은 그 수요에 따라 변하게 된다. 이러한 수요 주도형 변화는 정책보다 빠르게 산업 구조를 바꿀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해양 경제를 이끌 원동력이 된다.

4. 기술과 혁신이 바꾸는 어업의 미래

키워드: 스마트 어업, 인공지능, 데이터 기반 자원관리

첨단 기술은 어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스마트 어업 기술은 단순히 어획을 편리하게 만드는 수준을 넘어서, 자원 남획을 방지하고 해양 환경 보호를 실현하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어군 예측 시스템은 특정 어종의 서식 밀도, 수온, 염도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정 어획 시점과 위치를 예측함으로써 불필요한 남획을 줄이고 있다.
더 나아가 위성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은 어선의 이동 경로와 어획 활동을 실시간 추적하여 불법어업을 감시하고, 투명한 자원 관리를 가능하게 만든다.

양식업 분야에서는 유전자 조작 없이 자연 교배와 환경 제어 기술을 이용해 질병 저항성이 높은 어종을 키우는 스마트 양식법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바다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폐쇄형 순환 수조 시스템(RAS) 도입으로, 어류 폐기물과 사료 잔여물이 자연계로 배출되지 않도록 관리함으로써 해양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기술은 어업을 단지 산업 활동이 아닌 지속 가능성과 환경 보호가 통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모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5.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한 글로벌 협력과 시민의 역할

키워드: 국제 협약, 시민 참여, 소비자 선택

지속 가능한 어업은 결국 전 세계가 함께 해결해야 할 글로벌 과제다. 개별 국가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하며, 국제 협력이 병행되어야만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FAO, UN, WWF 같은 국제기구들은 국가 간의 협정을 통해 어장 관리, 보호 구역 확대, 불법 어업 방지 조치 등을 제안하고 있으며, 국제 해양 보호 조약 체결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예를 들어, **포괄적 해양조약(High Seas Treaty)**은 공해 상의 생물 다양성 보호를 위한 역사적 협약으로, 향후 수산업의 구조적 전환에 중요한 기점이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은 모든 어선에 의무적으로 어획 보고 시스템을 설치하도록 하는 규제를 도입하며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시민들도 중요한 주체다. 소비자가 바른 선택을 하면 시장이 바뀐다.
MSC나 ASC와 같은 친환경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고, 철 따라 먹어야 하는 제철 어종을 소비하는 습관은 바다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또한 해양 환경 NGO의 후원, 불법 어업 신고, SNS를 통한 정보 공유 등도 모두 큰 영향력을 가진 행동이다.

우리는 바다에서 식량을 얻는 소비자이자, 동시에 미래 해양 환경의 수호자다. 지금의 행동이 10년, 20년 후 우리 아이들의 밥상과 지구의 미래를 결정짓는 선택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